책을 늦게, 지저분하게 읽는 저의 독서 습관이 책청소부 소소를 만나게 했습니다. 어른들은 전체를 봐야 돼라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한 줄 한 줄과 얘기하느라, 그들에게 대답해 주느라 책 한 권 읽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어느 날 나의 책 읽기는 눈으로 하는 게 아니라 글자과 글자 위를 걷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을 걷고 나서 꼭 만나고 싶은 단어나 문장을 만나면 얼마나 반가울까 싶기도 하고요. 그러다 등장인물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책 청소부를 만들면 어떨까 싶어 1cm도 안 되는 아주 작은 소소를 그리게 됐답니다.
평소 아이와 나눈 대화나 그때 떠올랐던 생각들, 이미지들을 정리해 놓아요. 이상하게 아이와 다툰 날엔 그 기록들을 다시 읽게 되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도 웃음으로, 온기로, 깨달음으로 제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럼 자연스럽게 그림책이 돼요. 특히 제가 보거나 듣지 못하는 아이의 세상은 특별해요. 저도 알았지만 잊어버린 세상일 거예요. 더미를 만들고 아이와 공유하며 이야기가 더 선명하고 재밌어졌어요. 아이의 엉뚱함은 저를 창의적으로 만들어요. 제가 가지 않던 길로 가게 하거든요. 진지하고도 장난스러운 ‘밤이랑 달이랑’ 시리즈 기대해 주세요!
번역은 처음이라 긴장하며 수십 번 소리 내어 읽었어요. 처음엔 '탐험가'라는 존재에, 그다음엔 '일'이라는 것에, 그다음엔 떠나는 작은 이에게, 그다음엔 그를 보내는 큰 사람에게 집중하게 되었어요. 어느새 엄마의 눈으로 이야기를 읽고 있었죠. 떠나는 탐험가의 뒷모습을 향해 손을 흔드는, 기다릴 이의 속마음을 헤아리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