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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200원, 9권 펀딩 / 목표 금액 1,000,000원
펀딩 중 (마감 2026-09-07, 출간예정 2026-09-17)

* 본 북펀드는 출판사 요청에 따라 출판사 주관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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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티시마 안눈치아타 광장에 있는 오스페달레 델리 인노첸티는 르네상스 건축 양식을 구현한 최초의 건물로 일컬어진다. 이 건축물은 버팀 없이 세운 기둥만으로 둥근 아치 모양의 아케이드를 떠받치는 독특한 설계를 자랑하는데, 각각의 기둥 위에는 강보에 싸인 채 파란 바퀴 위에 누워 있는 아기가 그려져 있다. 파란 바퀴는 아기를 버리는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도 아기를 놓고 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장치였으며, ‘죄 없는 이들의 병원’이라는 뜻의 인노첸티는 버려진 아이들을 보살피고 치료하는 유럽 최초의 보육원이었다.

1445년 2월 5일, 갓난아기 아가타 스메랄다가 인노첸티의 문 앞에 놓이는 것으로 이 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당시 유럽 사회에서는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이 거리에서 죽거나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거나 짐승에게 잡아먹히는 일이 흔했으며, 이런 아이들은 대개 주인에게 강간당해 아이를 낳은 노예, 또는 아이를 기를 능력이 없는 부모의 자식들이었다. 이 시대에 아이는 보호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부담으로 여겨졌으며, 일부 상류층을 제외한 어린이들은 아주 어려서는 방치된 채 살다가 열 살 남짓한 나이가 되면 생존을 위한 노동을 시작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직 ‘버려진 아이들’만을 위해 설립된 인노첸티는 500여 년 동안 약 40만 명에 달하는 아이들의 삶을 돌보았다.

이 책은 인노첸티를 단순한 자선 시설이 아니라, 인류가 어린이를 독립적인 인간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한 결정적 전환점으로 조명한다. 피렌체의 비단직공조합이 시민의 의무를 다하고자 설립한 이 건물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의 아치로 대표되는 르네상스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며, 도메니코 기를란다요, 루카 델라 로비아 같은 거장들의 작품을 품은 예술 공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가 주목하는 핵심은 화려한 외관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이루어진 ‘어린이에 대한 급진적인 실험’이다.

인노첸티에서 아이들은 단순히 생존만을 보장받지 않았다. 남자아이들은 라틴어와 산술뿐 아니라 미술, 문학, 음악을 포함한 교육을 받았고, 여자아이들은 직조와 비단 제조 같은 실질적인 기술을 배워 경제적 자립의 가능성을 확보했다. 나아가 인노첸티는 여자아이들이 빈곤이나 매춘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결혼을 주선하는 역할까지 담당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어린 시절은 보호와 교육이 필요한 고유한 삶의 단계’라는 인식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고, 근대적 아동관과 교육관의 토대를 만들었다. 어린이가 언제부터 보호의 대상이 되었으며, 인간과 사회는 어떤 조건에서 약한 존재를 돌볼 수 있는지 돌아보는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아동 복지, 공교육, 돌봄 노동, 그리고 국가와 시민 사회의 책임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작가의 말

제 첫아이가 태어난 날은 아이의 엄마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날이고, 그래서 홀로 남아 아빠가 된 저는 서서히 또 고통스럽게 제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면서 딸을 돌보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습니다. 그때 저를 전적으로 지탱시켜준 것은 자기 자신은 제쳐둔 채 발 벗고 나서주신 제 어머니의 도움이었습니다. …… 우리는 모두 언제 어디서 태어났든 아동으로 살아본 경험과 타인을 돌볼 책임을 공유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사회의 가장 취약한 구성원인 유기 아동을 어떻게 대우하는지가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가늠할 궁극적인 기준일 수 있음을 제게 가르쳐줬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피렌체를 찾는 수백만 방문객은 브루넬레스키의 아치가 선사하는 시각적 장관에 감탄합니다. 그 아치 뒤편에서 일어났던 일도 아치 못지않게 감탄스러웠다는 것을, 그리고 인노첸티가 구제한 수많은 아이들을 생각하면 우리는 그 유산에 부끄럽지 않게 살고자 노력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이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추천사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부자와 최고의 건축가의 눈길은 가장 허약한 존재들로 향했다. 유럽 최초의 보육원 이야기가 피렌체 광장에서 시작할 줄이야! 이 책의 저자는 부모와 성별을 골라서 태어날 수 없는 아이들 운명의 원초적 불평등에 대해 500년의 시야를 열어준다. 고통스러운 주제를 따라 읽게 만드는 두터운 소양과 섬세한 필력이 놀랍다. 신생아 유기와 아동 학대 등 전지구적 돌봄 위기가 여전한 때, 아동 인권을 동시대의 ‘광장’으로 이끌어낼 책이다.

—은유(르포 작가, 『있지만 없는 아이들』의 저자)


이 얇지만 강렬한 책은 강제 임신, 가족 해체, 아동 노동에 대한 서술을 담고 있으며, 놀라울 정도로—그리고 불편할 만큼—오늘의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뉴요커》, 「2025년 최고의 책」


이 책은 특별하다. 치밀한 연구, 아름다운 문장, 그리고 도덕적 긴급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조지프 루치는 명료함과 연민으로 피렌체의 버려진 아이들이 직면했던 가슴 아픈 현실을 되살려내며, 르네상스 시대의 어린이, 명예, 사회적 가치에 대한 태도에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이 책은 학문과 양심의 작업으로서, 과거를 직시하게 만들며 왜 아이들의 삶이 언제나 중요했는지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로스 킹(『피렌체 서점 이야기』의 저자)


조지프 루치의 이 압축적 연구는 단 하나의 보육원을 통해, 우리가 이른바 ‘버려진 아이들’과 ‘어린 시절’ 자체를 어떻게 이해해왔는지를 보여주는 경이롭고도 엄중한 역사서다. 그는 이탈리아의 가족 구조를 이해하게 할 뿐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 후원, 19세기 이탈리아 통일, 2차 세계대전 이후 인간과 아동의 권리에 대한 개념까지 통찰력 있게 연결한다. 놀라운 성취다.

—존 T. 맥그리비(『가톨릭교: 프랑스 혁명부터 프란치스코 교황까지의 세계사』의 저자)


건물의 역사 그 이상. 르네상스의 삶 전체를 매혹적으로 그려낸 책.

—《커커스 리뷰》


아동 복지의 기원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창이자, 르네상스 이탈리아의 다채로운 초상.

—《퍼블리셔스 위클리》


저자인 루치는 초기 근대 피렌체를 때 묻고 거칠면서도, 동시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감각적이고 영화처럼 생생하게 그려냈다.

—조 모런, 《가디언》


차례

여는 글
한국의 독자들에게

1장 대부
2장 피포의 대성공
3장 천하의 천덕꾸러기
4장 빵과 아름다움
5장 르네상스형 어린이
6장 아가타 부대
7장 피노키오의 그림자
8장 지금도 어린이는 죄가 없다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연보
용어 해설
미주
찾아보기

책 속에서

브루넬레스키가 스스로 선택한 망명은 한 인간의 리나시타, 재탄생으로 이어졌다. 피렌체의 식자 엘리트 사이에서, 특히 새로이 부상하던 인본주의 학자 계층에서 고대 로마의 필사본 연구는 일반적인 취미였다. 그러나 브루넬레스키처럼 필사본 못지않게 긴요한 다른 문화 양식, 고대 로마 건축도 ‘읽어내자’는 훌륭한 생각을 한 인물은 거의 없었다. 브루넬레스키가 로마 건축에서, 그 기둥과 돔 그리고 비례가 완벽한 공간에서 조금씩 모은 영감은 건축 이론과 실천에 대한 그의 접근에 땔감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새로운 건축과 도시 계획 방식에 대한 피렌체인들의 관심도 서서히 커지고 있었다.

-61~62쪽


아가타는 곧바로 세례를 받았다. 단테와 동시대 피렌체인들의 믿음에 따르면 세례받지 않고 죽은 아이의 영혼은 림보로 가기 때문이었다. 바티칸은 최근 들어서야 이 견해를 폐기했다. 많은 지타텔리, 버려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아가타는 부모가 너무 방치한 탓에 쥐에게 살을 파먹히기까지 한 상태였다.

-83쪽


고아 보호소의 폐해는 당연하게도 19세기 소설 영역에 진출했다. 아마 가장 기억에 남는 형태는 영국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작가가 쓴 소문난 애원, “원장님, 죽 좀 더 주세요”일 것이다.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1838)에서 부모 없는 주인공이 죽을 한 그릇 더 달라고 간청하는 이 대사는—그리고 감히 그런 말을 했다고 매를 맞는 대목은—많은 사람에게 고아 생활의 비참함을 상징했다.

-224쪽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돈을 받은 유모는 종종 아기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해 아이를 쫄쫄 굶도록 방치하거나 아이가 학대로 숨을 거둔 뒤로도 한참 동안 그 아이 이름으로 계속 보수를 챙겼다. 보르기니처럼 존재감 큰 인물조차 음역대를 높인답시고 어린 남자아이를 거세하는 등의 잔혹 행위를 승인했다. 더불어 인노첸티는 교황의 영향력에 기대고 있는 가톨릭 기관으로서 임신한 미혼 여성이 자기 신체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했으며 많은 경우 위험한 환경에서 출산하도록 강제했다.

-258~259쪽


저자 소개

지은이 | 조지프 루치 (Joseph Luzzi)

이탈리아 문화와 르네상스 연구 분야의 권위자로, 예일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지금은 바드칼리지의 문학 교수로 일하고 있다. 학자로서의 깊이와 대중 독자를 사로잡는 서사력을 겸비한 그는 8권의 책을 펴냈다. 그중 『보티첼리의 비밀: 잃어버린 드로잉과 르네상스의 재발견Botticelli’s Secret: The Lost Drawings and the Rediscovery of the Renaissance』은 2022년 《뉴요커》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고 랠프 월도 에머슨 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낭만적인 유럽과 이탈리아의 유령Romantic Europe and the Ghost of Italy』은 MLA(Modern Language Association)의 스칼리오네 상을 수상했고, 『어두운 숲속에서: 단테가 가르쳐준 슬픔과 치유 그리고 사랑의 신비In a Dark Wood: What Dante Taught Me About Grief, Healing, and the Mysteries of Love』는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다. 또한 그는 미국 인문학기금 공공학자상, 예일대학교 강의상, 미국 단테 학회 에세이상, 하버드 이탈리아 르네상스 연구센터 빌라 이 타티의 월리스 펠로우십, 국립인문학센터와 예일대 휘트니인문학센터의 펠로우십을 받았다. 《뉴욕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아메리칸 스칼라》, 《런던 타임스》에도 글을 쓰며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옮긴이 | 박희원

이야기를 만지며 살고 싶어 번역 세계에 뛰어들었다.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무법의 바다』, 『사물의 표면 아래』, 『나는 바보다』, 『고장 난 영혼』, 『에이스』, 『낭만적 우정과 무가치한 연애』가 있다.

도서 정보



도서명: <버려진 아이들의 집, 피렌체의 인노첸티>

- 분류:
국내도서 > 역사 > 테마로 보는 역사 > 문명/문화사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국내도서 > 역사 > 서양사 > 서양사일반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사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서양문화읽기

- 상세 서지정보: 137*210mm / 320쪽
- 출간예정일: 2026년 9월 17일
- 펴낸곳: 아고라
- 정가: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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