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콘텐츠 플랫폼 '파이퍼'를 통해 인기리에 연재되고, 이후 알라딘 북펀드를 통해 당초 목표 금액의 580%를 달성한 연희동 선술집 '또또'의 기록 <내 가게에 부모님을 고용했습니다>가 드디어 정식 출간되었다. 눈 밝은 독자들은 이미 알아봤던 이 힘 있는 서사는, 가족이 서로의 힘을 모아 역경을 헤쳐 나가는 과정이자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쌓여 온 세대 간의 간극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한 하나의 제안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요식업에 몸담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일을 쉬게 된 부모님의 손맛과 멋진 경력을, 어린 시절부터 '또또'라고 불리던 막내딸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브랜드로 다시 살려 낸다. 이 가게에는 손이 많이 가 밑반찬으로는 좀처럼 내놓지 않는 잡채가 있고, 조리 실장인 어머니의 이름을 딴 '민자 부대찌개'가 있으며, 인턴으로 시작해 어느새 정직원이 된 아버지가 홀을 지킨다. 여기에 편안한 분위기와 제철 음식의 매력을 사랑하는 단골손님들까지 더해지며, ‘또또’는 단순한 식당을 넘어 사람들이 머무는 하나의 장면으로 완성된다.
이 모든 장면이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는, 결국 그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부모의 노후를 걱정하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생계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벅찬 시대에, 저자는 부양이나 희생이 아닌 ‘함께 일하는 방식’으로 가족의 관계를 다시 설계한다. 각자의 삶을 지키면서도 서로의 자리를 내어 주고, 그렇게 만들어 낸 균형 위에서 비로소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관계를 보여 준다. <내 가게에 부모님을 고용했습니다>는 그래서 따뜻한 성공담에 머무르지 않는다. 가족이라는 가장 오래된 공동체가 어떻게 지금의 언어로 다시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