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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반은 새 동네로 이사하고 새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지만, 친구를 사귀는 데 큰 소질이 없다. 옆집에 살던 아주머니와 관계를 맺으며 첫 경험을 하고, 아주머니 남편의 사망 사건에 휘말려 소년원 신세를 진다. 몇 년 뒤 출소한 후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빈둥대다 군에 입대하고, 이라크에 파병 갔다가 그곳에서 전우를 잃는다. 제대 후 영국으로 건너가 우연히 한 남성을 구하고, 그의 주선으로 상류층을 상대하는 경호원 겸 운전기사가 된다. 일을 하는 도중 고용주의 아내 헬렌의 눈에 띄어 불륜 상대가 되고, 고용주가 사망하자 헬렌과 결혼한다. 고급 승용차를 몰고 명품 시계를 차며 헬렌과의 사이에 아들도 낳는다. 소방관이 되고 싶다는 아들을 바라보며 아들이 그보다 훨씬 ‘잘난 직업’을 가지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파멸은 일순간에 다가온다.
2025년 부커상을 수상작. 소설 속 모든 문장은 지극히 건조한 현재 시제로 묘사되며, 이슈트반은 좀처럼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을 상세하게 묘사하지 않는다. 글자만큼이나 여백이 가득한 종이 위에서 펼쳐지는 강박적일 정도의 현재 시제와 단답형 대사는 독자가 숨 가쁘게 쫓아가야 할 만큼 이야기를 빠르게 전개 시킨다. 작가는 부커상 수상 뒤 인터뷰에서 “살아있는 몸으로 세상 속에 존재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삶을 신체적 경험으로 다루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 말처럼 이슈트반은 인생의 주요한 순간들을 몸으로 겪어낼 뿐 해석하거나 설명하지 않는다. 독자 역시 언어의 성긴 그물로 이야기의 모든 것을 끌어올릴 수는 없다. 그저 읽어낼 뿐이다.
- 소설 MD 박동명 (2026.07.10)
David Szalay wins the Booker Prize 2025 with Fle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