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자처럼 생각하는 법>이라는 제목과 세계 유수의 대학들에서 교과서로 채택한 책이라는 화려한 소개를 들으면 어쩐지 이 책은 나를 위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인류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 혹은 어떤 방식으로든 인류학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읽는 책이겠구나, 지레짐작해버릴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몇 페이지만 펼쳐봐도 생각은 달라진다.
사회문화인류학자인 저자가 쓴 이 책은 인류학이 세계를 새롭게 발견하는 방식에 대해 알려준다. 그는 인류학이 그간 연구해온 것들, 알아낸 것들의 사례와 내용을 알려주며 우리가 지금 공기처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상식들이 실은 특정 문화와 역사 속에서만 의미를 가지는 것일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문화, 문명, 가치, 값 피, 정체성, 권위, 이성, 자연으로 나뉜 각 장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딱딱하게 굳어 있던, 세상을 보는 나의 시각이 가차 없이 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시작부터 흥미롭고 매끄럽게 읽히는 문장을 따라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우리가 그저 어떤 문화적 구획 안에 속한 시각만으로 세상을 봐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동시에, 인류학이란 "익숙한 것을 낯설게, 낯선 것을 익숙하게" 보게 하는 학문이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생각하던 대로 생각하면, 세상이 주입하는 대로만 생각하면 발견할 수 없는 세상의 진실들이 있다. 망가져 가는 세계에 대한 해답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찾아보고 싶은 모든 이들을 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