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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고] 세스페데스 이야기 (스페인의 선교사, 조선에 닿다) - 스페인의 선교사, 조선에 닿다 검색
  • 박주현 (지은이)우리나비202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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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세스페데스 이야기 (스페인의 선교사, 조선에 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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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멜보다 무려 60년 앞서 조선 땅을 밟은 서양인
    세스페데스 이야기

    우리나라를 처음으로 방문한 서양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하멜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과 유럽의 운명적 만남을 기치로 한 《하멜 표류기》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선원이었던 하멜보다 무려 60년 앞서 조선 땅을 밟은 서양인이 있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스페인의 선교사 그레고리오 데 세스페데스 신부가 바로 그 인물이다. 그가 낯설게 여겨지는 이유는 세스페데스 신부가 조선에 왔을 당시의 시대 상황과 관계가 깊다. 세스페데스 신부는 임진왜란이 발발한 그다음 해인 1593년 12월 왜군의 선봉장 중 한 명이었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의 요청으로 일본에서 조선으로 건너오게 된다. 이 같은 단면만 본다면 조선과의 전쟁 중에 왜군에 부역한 인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역사 탐구에는 다각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1551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태어난 세스페데스는 스페인 살라망카 예수회에서 교육을 받은 후 인도 고아를 거쳐 일본에 들어왔다. 그는 교토, 오사카, 히라도 등에 머물며 약 30년간 선교 활동을 펼치다 1611년 60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그가 처음 일본에 왔을 당시는 오다 노부나가의 가톨릭 부흥 정책이 이어지던 때였으며 뒤이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정권 역시 초기에는 선교사들에게 매우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일으킬 무렵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일본 통일이라는 목적 달성에 가까워지자 1587년 ‘선교사 추방령’을 내린다. 따라서 일본에 남아 있던 선교사들은 숨어 지낼 수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하고 만다. 이러한 정황 속에서 불리한 전세로 인해 웅천에 왜성을 지어 주둔하고 있던 일본 무장이자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고니시 유키나가(세례명: 아우구스티노)가 세스페데스 신부를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비밀리에 조선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세스페데스 신부는 웅천왜성에 머무르면서 조선의 혹독한 추위와 가파른 산을 오르내리는 고달픈 일상을 견뎌 내며 왜군 장병들에게 세례 및 고해 성사를 해 주었다.
    세스페데스 신부는 조선에 머무른 약 1년 6개월 동안 총 4회에 걸쳐 교구청에 서간문을 보냈다. 이 서간문에는 조선의 기후, 전쟁의 참상,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무모하고 그릇된 야욕, 조선ㆍ명ㆍ일본 간의 정치적 상황 및 명ㆍ일 평화협정에 대한 갈망 등이 담겨 있다. 그가 쓴 이 네 편의 서간문은 세스페데스가 왜군을 도운 종군 신부에 지나지 않았다는 오늘날의 일부 왜곡된 시각을 반증하는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세스페데스 신부가 조선을 방문한 최초의 서양인이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선교 활동을 목적으로 최초로 조선 땅을 밟은 서구인이었으며 임진왜란의 참상을 기록한 그의 서간문은 귀중한 역사적 교훈을 일깨운다. 2023년은 세스페데스 신부가 한국 땅을 밟은 지 430년이 되는 해이다. 작가 박주현의 수채화로 탄생한 이 그래픽노블은 고향을 떠나 지역을 불사하고 선교사로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세스페데스 신부의 삶의 면모와 16세기 말 한국과 스페인의 운명적 만남을 아날로그적 감성을 더해 재조명하고 있다. 수채 물감이 종이에 스며들 듯, 단편적이고 편향된 지식에서 탈피한 당시 시대상과 인물들이 독자들의 마음에 입체적으로 되살아남과 동시에 잊혀진 또 하나의 우리 역사를 복원하는 데 일조하고픈 작가의 굳은 의지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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