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말씀에 “먹을 때 입 열지 말라.”는 말이 있다. 밥상머리에서 산만하고 분주한 아이를 꾸짖는 말인데, 먹을 때는 떠들지 말고 먹는 데에 집중하라는, 그러니까 먹을 게 귀하던 시절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면 먹으면서 입을 열지 않더라도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말과 글, 언어를 떠올려야만, 제대로, 맛나게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스탠퍼드대학 언어학 교수 댄 주래프스키는 음식에 관한 거의 모든 언어, 음식 이름의 어원은 물론이고 메뉴판에 적힌 설명이나 포장지에 적힌 홍보 문구까지 샅샅이 살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과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얼마나 긴밀하게 붙어 있는지 알려주는데, 역사와 문화는 물론이거니와 실생활에 도움이 될 이야기도 많다. 음식을 설명하는 글에서 글자가 하나 늘어날수록 음식값이 18센트 비싸진다는 통계나 진짜, 바삭한, 두툼한 같은 표현의 속사정을 알게 되면, 이제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먹는 일이 이렇게 힘들어서야.” 싶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이고 “내가 먹고 말하는 것이 바로 내가 되고 싶어 하는 것.”이라 하니, 대충 먹고 대충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말이다. 자, 이제 입을 다물고 이 책을 먹자, 아니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