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들고 있는 도끼가 가장 먼저 쪼갤 것은 문학이 지루하다는 편견입니다." 야심찬 선언과 함께 소설을 위한 잡지가 출사표를 던졌다. 초대 편집위원은 소설가 백가흠, 배수아, 정용준. 개성적인 소설 세계를 펼쳐오던 이들이 읊조리는 것은 카프카가 남긴 경구이다. "책은 우리 안의 얼어 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Axt 여야 한다." 아트와 텍스트, 소설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생각을 두들긴다.
이기호, 김이설, 최정화가 장편을 연재를 시작한다. 배수아, 전경린, 김경욱이 단편을 실었다. 함성호, 노승영, 정영목 같은 믿을 만한 저자가 박상륭, 존 스칼지, 이창래의 소설을 리뷰한다. 소설의 세계의 경계에 선 육체소설가 천명관의 "문학은 종교가 아니다"라는 이야기는 얼어붙은 생각을 깬다. 둑길 너머를 걸어 사라져가는 소녀들의 불길한 이미지. "불안하고 기이한 빛, 누런 개, 키 큰 소녀의 분홍빛 블라우스 자락과 같은 저녁의 사물들의 그늘"이 만들어내는 배수아 소설의 분위기만으로도 2,900원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다. 소설의 위기를 말하는 시대에 다시 소설을 이야기하는 낭만주의자들의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