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도 강도 골짜기 개울도 없는 지역. 물은 흐르지 않고 깊은 구덩이에 고여 있거나 진흙에 엉겨 있거나 진창 속에만 존재한다. 이곳은 오직 늪과 못뿐이다. 물 때문에 모든 것이 매일 부식되어 수리해야 한다. 공들여 쌓아 올린 일상의 안정성이 매일 무너짐에도 지역 사람들은 묵묵히 지낸다. 잉어처럼 사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침묵으로 잠식된 마을에 돌연 나타난 남자는 물수제비뜨는 일에 열과 성의를 다한다. 이 지역에서는 본 적이 없는 아름다운 움직임이다. 아이들은 가장 아름다운 조약돌을 찾아 남자에게 건넨다. 그는 힘껏 조약돌을 수평선 위로 내던진다.
초등학교 교사이자 어린이책 작가인 질 바움과 일러스트레이터 요안나 콘세이요의 첫 공동 작품. 권태는 지독한 그림자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끊임없이 부식시키지만 작은 돌 하나로도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아무 말 할 수 없을 만큼 압도되는 생활이더라도 "계곡의 급류처럼, 흐르는 강처럼 거침없이 돌진"하게 될 때가 반드시 온다. 그때를 위해 가장 아름다운 조약돌을 주머니에 꼭 넣고 다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