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던진 공에 맞은 뒤 야구를 그만둔 권해람. 단짝 친구가 이사 간 후 마음 둘 곳을 잃고 방황하는 황희영. 서로 다른 상처를 품은 두 아이는 우연히 캐치볼을 하게 된다. 형편없는 희영이의 실력에 해람은 혀를 내두르지만, 이상하게도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약속처럼 공을 들고나온다. 하루도 빠짐없이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 둘 사이의 간격은 조금씩 가까워지고, 희영이의 실력은 점점 더 단단해진다. 그런 희영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해람의 마음에도 멈춰 있던 무언가가 천천히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트라우마와 외로움에 빠져 있던 두 아이가 각자의 속도로 회복해 가는 과정을 교차 시점으로 그린 <리플레이>는, 이윤정 작가의 첫 장편 동화로, 제26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자극적인 사건도, 급격한 전개도 없다. 대신 캐치볼 하나로 몰입시키고, 단정히 흘러가는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만든다. 결과가 아니라 회복으로 향하는 여정 속 장면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비추며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책장을 덮고 난 뒤에도 여운이 오래 남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