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 윤수는 '착하게만' 살아왔다.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호구로 불려도, 착한 척한다는 이유로 '위선자'라고 불려도, 반에서 괴롭힘당하는 주온과 같이 엮여 무시당해도 참았다. 하지만 유난히 키가 작은 할아버지로 인해 '난쟁이'라는 소릴 괴롭힘 가해자 권이철한테 들었을 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호구가 될 바엔 권이철처럼 압도적인 사람이 되어야지.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며 "싹바가지 없게 살"기로 한다.
전작 <율의 시선>으로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김민서 작가의 신작. 자신의 욕망을 치열하게 돌보고 내면을 성찰하며 성장해 가는 윤수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착하게 사는 게 손해라 여겨져 의도적으로 탈선을 시도한 윤수는 그 탈선의 길에서도 만족하지 못한다.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서 어떤 시선으로 삶을 응시하는 게 옳은 걸까? 그 모든 분투의 과정이 삶이라는 걸 윤수는 너무나 빨리 깨달은 걸지도 모르겠다. "설령 불행해진다 해도 나만의 인생을 위해." 그것이 호구이든 개자식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