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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좋은 노래는 노래 자체보다 그 노래를 들었던 시절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고. 민음사 세계문학전집도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처음으로 끝까지 읽어낸 고전이고, 누군가에게는 젊은 날의 책장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평생 곁에 두고 한 권씩 모아온 친구 같은 존재다. 하나의 시리즈가 이토록 많은 사람의 기억과 추억이 되는 일은 흔치 않다.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전집의 첫 기획자부터 편집자, 번역가, 디자이너, 제작자, 마케터, 물류 담당자까지. 여기에 오랫동안 세계문학전집을 읽고 사랑해온 독자들의 시간까지 더해져 비로소 지금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 완성되었다. 이 책은 그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한 권의 세계문학전집이 독자의 손에 닿기까지의 여정을 차근차근 보여준다. 우리가 익숙하게 책등의 번호만 바라보던 그 책들 뒤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시간과 마음이 켜켜이 쌓여 있는지도 새삼 일깨운다.
28년 동안 500권을 펴내고, 누적 판매 2,300만 부를 기록한 시리즈. 이 숫자는 단지 오래된 전집이라는 의미를 넘어,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삶 속에서 세계문학전집과 함께해왔다는 기록이기도 하다. 결국 한 시리즈를 오래 살아남게 하는 것은 독자의 사랑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누군가의 첫 고전이 되고, 또 누군가의 소중된 추억이 되어 언젠가 1,000권을 맞이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