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의 치욕스러운 고통을 모두 지나온 뒤에도 여전히 삶을 긍정하는 이의 말에는 일단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이미 탈진한 상태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격려나 용기가 되어줄 한 줄기의 섬광을 품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영역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경이로운 인물 중 한 명이 빅터 프랭클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강제 수용소의 참상을 겪어낸 이후 생이 다할 때까지 삶을 긍정한 그에게, 세계는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로 이미 크게 빚졌다.
그리고 또 한 번, 우리에게 그의 에너지를 받을 기회가 왔다. 빅터 프랭클 문서 보관소가 이제껏 출간된 적 없는 그의 원고들을 정리하여 새롭게 출간했다. 40년에 가까운 긴 기간 동안 그가 했던 강의나 대담을 모은 것으로, 그가 전하고자 했던 생각들이 간결하고 직설적으로 들어있는 책이다. '삶의 의미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 '품위', '자유와 책임', 그가 평생 동안 말해왔던 신앙 같은 통찰이 작금의 혼란한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을 찌른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었든 읽지 않았든 이 책을 읽는 데는 문제없다. 인간이 무엇이며 인생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어렵지 않은 말들로 깊은 통찰을 쥐여준다. 특히 삶이 허무하고 세상의 일들이 우습게 느껴지는 공허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이들에겐, 이 책이 바로 찾아 헤매던 그 해답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