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이 편집자가 주목받는 시대, 읽기를 직업으로 삼는 이들은 책을 어떻게 읽어내며 어떤 문장들로 삶을 채워가는가에 대한 세간의 호기심의 가득하다. 김영준은 30년 이상의 업력을 쌓은 베테랑 편집자다. 문학과 인문을 넘나들며 수많은 책들을 만들어낸 그는 이번 책에서 자신의 읽기를 들려준다.
서문에서 그는 편집자의 책읽기가 피상적이라고 말한다. "빨간 펜을 든 사람의 읽기는 텍스트의 깊은 바닥까지 내려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모두의 읽기는 다르고, 바닥까지 내려가는 읽기만이 읽기의 정석이라고 말할 수 없으며, 피상적 읽기의 차원에서 독후 기록을 했을 때 오히려 더 널리 건드릴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이 500쪽이 넘는 꽤나 두꺼운 책은 그가 수많은 책과 일상을 어떻게 읽어냈는지에 대한 글들을 담고 있는데, '피상적'이라는 그 자신의 표현과는 달리 독자로서는 재미난 이야기가 다채롭게 다가온다. 책을 좋아하고 책의 세계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그가 다룬 책의 리스트도, 그 책들의 내용과 작가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