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을 쓴다.
<구의 증명>, <이제야 언니에게>, <단 한 사람> 최진영의 창작노트는 이 문장으로 시작된다. '어떤 문장은 내가 신기에는 너무 큰 신발 같고 어떤 문장은 다리를 펴고 누울 수 없는 좁은 방 같다.'(7쪽)고 느끼면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 바위를 깨듯 소설을 쓰는 사람이 있다. 저녁이면 승률이 3할인, 질 확률이 더 높은 야구를 본다. 주머니에 넣어둔 책을 매만지는 사이 '손가락에서 용암처럼 폭발하는 것들을 다 쏟아내서 아주 뜨겁고 울퉁불퉁한 책으로 만들고 싶다'(33쪽)는 고요한 열망이 휘몰아친다.
사랑이 자취를 감추면 기다리자 (23쪽)
그러니까 지금을 살자. 의미를 찾지 말고 일단 살아야 한다. (75쪽)
글을 쓰지 못하는 나도 나다. 글은 나의 일부다. 글이 나를 잡아먹도록 두지 말자. (91쪽)
해석을 하려면 일단 살아야 한다. 정신없게라도 살긴 살아야 해. (132쪽)
부디 내가 나를 계속 믿어주면 좋겠습니다. (218쪽)
다짐하듯 적어놓은 단단한 문장은 최진영 작가처럼 쓰는 삶을 꿈꾸는 이들의 열망에 함께 놓이면 좋겠다. 글과 삶과 사랑에 관해 '그것이 유치하고 철없고 부끄럽고 즉흥적이고 무모하고 연약하며 돌이킬 수 없는 것에 가까운 감수성이라면 더욱 좋다.'(58쪽)고 작가는 애호하는 마음을 긍정한다. 버릴 문장임을 알면서도 계속 쓰는 마음, 지는 걸 알면서도 1루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마음으로 작가는 쓰고 지우고 버리고 고치며 이 창작노트를 적는 동안 장편소설 <단 한 사람>을 완성했다. '이글스는 진짜로 도약했다. 꼴찌가 아니다. 9위다. 흐름을 탔다.' (178쪽)고 적어둔 문장에 답하듯 2025년 7월 현재 작가의 야구팀 '독수리'는 상위권에서 날고 있다. 설사 날지 못하는 날이 오더라도 주머니 속 날개짓이면 충분하다. 넘어질 때마다 매만지기 좋은 책, 다시 일어날 힘을 선물할 책이다.